본문 바로가기

또 다른 미식 New Era of Gastronomy

'가난한' 나라에서 만난 최고의 식재료와 풍부한 문화, 비르힐리오 마르티네즈 셰프의 레스토랑 센트럴(페루)

센트럴(페루)은 2022년 World’s 50 Best Restaurant 2위에 오르며 전세계 최고 식당의 반열에 올랐다. 페루는 GDP와 산업 규모로 보면 외식업이 발달한 다른 국가 대비 아직 개발도상국이지만, 그런 페루에서 만난 센트럴은 세계 미식 문화를 선도하는 레스토랑이었다.

센트럴이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낸 이유는, 세계 미식의 트렌드를 읽는 동시에 그 안에서 페루의 뚜렷한 장점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자연과 생태계에 대한 고민은 세계적 흐름이다. 센트럴은 페루의 자연에서 얻어진 새로운 식재료를 과감히 사용하고, 그 식재료에 대한 정보를 세계에 꾸준히 전달하며 페루의 과거, 현재와 미래를 지속적으로 알려온 과정을 나눈다. 이는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 무대로 발돋움하는 한식 문화의 두터운 성장을 위해 배워볼 수 있는 부분이었기에, 비르힐리오 셰프의 발자취를 짚어보고, 한식의 가능성을 고민해보고자 했다.

마르티네즈 셰프가 세계 각지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셰프로서의 목표를 고민하던 때에는 페루가 세계 미식 시장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해외에서 일을 하며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익혔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기에 어렵다는 걸 점차 깨달았다고 한다.

마르티네즈 셰프가 그 자신만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찾은 답은, 생산자를 만나고, 재료의 근원을 찾아가는 일이었다. 단순히 이탈리아 식당에서, 미국 식당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지 않았던 마르티네즈는 페루로 돌아갔고, 1년동안 바닷가에서 어부랑 이야기를 나누고, 산에서 작물을 키우는 농부를 만났다. 아마존에서 생존과 싸우는 다양한 사람들은, 셰프로서의 열정을 다시금 일깨웠다고 한다. 페루의 자연에 매료된 그는, 페루의 대자연을 가꾸면서 페루의 식재료를 자연스럽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시작했다.

자연과 재료에서 찾은 특별함을 요리로 세상에 내어놓는 데에는, 오랜 계획이 필요했다.

마르티네즈 긴 호흡으로 이어나간다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겠다는 생각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하고 준비했다고 한다. 한 때는 프랑스 미식이 최고점에 있었고, 그 외 나라의 음식은 '프랑스 음식이 아닌' 범주에 들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가 계속해서 새롭고 특별한 재료를 찾는 시점에서 기회를 본 것이다. 첫 도전으로부터 십 수 년에 이르러 페루는 센트럴을 중심으로 세계 미식 문화를 선도하는 입장이 되었다.

또 다른 세계적 흐름은 생태계 보존에 대한 메시지와 건강을 생각하는 식음 문화였다.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레시피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생태계를 보존하고 건강한 푸드체인 시스템을 운영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페루의 자연과 페루의 생태계가 세계의 새로운 관심사에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마르티네즈 셰프는 제안한다. 셰프가 이끄는 레스토랑과 연구팀이 진행하는 여러 프로젝트는, 각 나라의 전문가가 그 나라의 생태계 보전과 건강한 음식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중요한 레퍼런스인 동시에 영감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

마르티네즈는 그 누군가는 지속적으로 ‘최고의 경험’을 연구하고 파인다이닝을 개척해나가야 한다고 전한다. 많은 셰프들이 조금 더 캐주얼하고 매일 방문할 수 있는 편안한 식당을 운영하는 것도 고려하지만,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기존에 있던 트렌드를 깨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 나가는 곳이다. 즉, 파인다이닝은 그 누구보다 미래를 봐야하는 사람들이기에, 센트럴의 셰프들은 더 멀리 보는 시야를 가지고, 우리가 지금 향유하는 식음 문화의 레벨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연사

모더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