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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 미래: 한식을 말하다

지난 4월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NANRO>는 각계각층의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미식의 미래: 한식(HANSIK)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한식의 산업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리움 미술관에서 진행했다. 더불어 세계를 강타한 K-Food 열풍을 기반으로 한식이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방안을 찾고 비즈니스 기회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미식의 미래: 한식(HANSIK): VALUE-UP

미식의 미래 : 한식을 말하다

▶ 최정윤 난로학원 이사장

“저는 앞으로 5년 동안은 아무것도 안 해도 한식의 글로벌화가 잘 될 것 같아요. 그렇다고 단순히 5년만을 바라볼 게 아니라 10년, 100년 어쩌면 그 이상으로까지 한국의 식문화를 어떻게 세계인들의 일상에 스며들 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한식을 지속 가능한 문화로 이어나갈 수 있을까를 깊게 고민해 보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것을 해야 할 시기는 바로 지금이고요. 그렇게 ’난로 (NANRO)’는 한식의 가치를 높이고, 한식으로 세계를 연결하고자 하는 꿈으로 탄생하게 됐어요.”

한식의 가치 증진과 사업화

이번 2024 Nanro Insight의 주제는 크게 2가지로, ‘한식의 밸류업’과 ‘한식의 스케일업’이었다. 여기서 한식의 밸류업이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한식의 가치를 증진 시키는 일로, 한식의 스케일업이란 단순한 식당 운영을 넘어서 글로벌 비즈니스로 확장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정의하며 1박 2일간 이야기를 나눴다.


최정윤 난로학원 이사장:

"2년 동안 약 300여 명이 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모여서 ‘한식이 앞으로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라는 주제로 함께 의논을 했어요. 그래서 내린 결론이 첫 번째, 우리의 한식에 대해 우리가 잘 모르는 것 같다. 이 한식 자체의 밸류를 높이는 일을 해야 되겠다. 그래서 오늘 첫날의 주제로 한식의 밸류업에 대해 준비했고요.

두 번째는 스케일업입니다. 결국 지속되려면 사업으로 비즈니스를 이어져야 되는데요. 그냥 식당 하나, 그냥 음식 한 그릇이 아니라 이걸 많은 사람이 전 세계 어디서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걸 스케일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저희 난로회에는 금융 전문가 그리고 다양한 유통 전문가 이런 분들이 오셔서 많은 조언을 해주시거든요. 그래서 그동안 논의했던 내용을 토대로 두 번째 날에는 비즈니스화하는 법, 어떻게 한식에서 스케일업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준비해 봤습니다."

난로의 뜨거운 열기로 연결하다

2개의 큰 주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연결’이었다. 최정윤 이사장은 전통과 현대, 한국과 글로벌, 한식과 다른 산업 간의 연결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한식의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최정윤 난로학원 이사장: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의 난로 인사이트를 관통하는 주제로 단 한 가지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바로 커넥트, 연결입니다. 지금 난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벗들과의 연결이거든요. 사실 어떤 한 업종에서 일을 하면 업계 사람들끼리만 만나잖아요. 근데 난로회가 추구하는 건 다른 업계와의 만남, 전통과 현재·미래와의 만남, 그리고 한국과 글로벌과의 연결, 그리고 우리 한식과 다양한 산업과의 연결이에요.

앞으로 난로는 한식이 50년, 100년, 오래갈 수 있도록 한식 산업의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한식을 하는 사람들이 외롭지 않도록 그리고 다른 산업과 연결해서 더 부스팅 될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래서 오늘, 우리 서로가 이야기를 나누며 연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 세계에서 오신 31분의 연사님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과 이 자리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지금 한식 연구, 과학적 접근이 왜 필요한가

▶ 정재승 교수

“과학자가 난로 심포지엄을 소개하는 것이 난로회 취지를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저는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고요. 뇌 연구 중에서도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선택’입니다. 우리 인간의 뇌는 음식을 선택하며 발달해 왔고, 지금과 같은 문명으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이 이야기에 대해 나눠보려 합니다.

이제 우리가 한식을 탐구하고, 연구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철학과 체계를 갖추며 전 세계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이것을 설명할 수 있으면 너무 좋겠고, 그 중심에 난로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난로회로 시작이 되어 한식 분야 전체가 점점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요리, 과학적 접근의 중요성

정재승 교수는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우리의 요리 본능은 뇌를 진화시키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삶 자체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우리의 요리 본능이라 하는데, 그렇기에 인간을 연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요리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라고 이야기를 전했다.


정재승 교수:

“인간만 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요리더라요. 그래서 요리 본능이라는 게 지금의 인간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몸무게 대비 뇌의 무게가 인간이 가장 큽니다. 아무리 뇌가 커도 우리가 먹는 음식 에너지의 대부분을 몸을 움직이는 데 사용하거나 그것을 소화시키는 데 사용하면 뇌를 작동하는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면서 지능적 행위를 하는 데 제한이 생기게 돼요. 그런데 우리는 불을 이용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뒤로부터 몸에 사용하는 에너지는 줄이고 대신 뇌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늘리기 시작했어요.

제가 음식에 관한 연구들을 좀 해보니 음식은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인간이란 어떠한 종인지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굉장한 인사이트도 준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현대 과학은 음식에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입니다. 식품공학, 푸드 사이언스 같은 다양한 접근을 통해 음식 자체를 분석할 수 있고, 그것을 먹고 있는 동안 인간의 행동, 또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까지도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요리를 과학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인간을 연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음식과 인간 뇌의 상관관계

그렇다면 과연 요리를 통해 어떻게 사람의 뇌를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일까? 정재승 교수는 실험 사례들을 통해 음식과 인간 뇌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정재승 교수:

“스시 프라브럼이라는 문제를 세상에 내놓고 거의 300명 가까운 분들에게 스시를 대접하며 어떤 순서대로 음식을 먹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렇게 보다 보니 신기하게도 처음에 뭘 먹는지에 따라 그다음에는 무엇을 먹을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음식을 먹는 행위는 지극히 심리적인 행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와인일지라도 가격표를 다르게 붙여 놓으면 더욱 비싸다고 표시된 와인을 마실 때 맛을 판단하는 뇌의 영역이 가격이 저렴하게 표시된 와인보다 더 맛있다고 반응합니다.

먹는 행위가 얼마나 심리적인 행위인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는 이런 것도 있어요. 여러분들은 여러분이 뱉은 가래를 다시 먹을 수 있으세요? 내 입에서 나온 가래이지만 다시 먹진 못하잖아요. 생각만 해도 갑자기 속이 안 좋아지죠? 그만큼 음식은 먹는다는 행위는 우리의 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왜 음식을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한식을 중심으로 함께 연결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식의 어떤 것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이토록 고민하며 나아가려 하는 것일까? 다음 화에서는 여기에 대한 해답을 온지음의 조은희, 박성배 셰프와 TEAM NANRO LAB과 함께 IDENTITY(한식의 정체성)이란 주제로 나눴던 이야기를 통해 알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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