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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탄부터 금돼지식당까지 이 곳의 고기가 특별한 이유 6

K-BBQ WAVE, 난로회

기묘한 밤이었다. 서촌의 한 비좁은 골목 안 건물 꼭대기에서는 별안간 DJ 버전의 뉴진스 ‘attention’이 흐르고, 서울에서 이름난 푸디들과 GFFG, 어메이징 브루어리, 제주 맥주 등 MZ를 쥐락펴락하는 요식 브랜드의 주요 인물들을 비롯해 본앤브레드, 금돼지식당, 몽탄, 벽제갈비, 청기와타운 등 장안의 화제의 고깃집 사장들이 다 모였다. ‘난로회’라는 다소 수상한 이름의 모임이 2022년 4월 창궐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파티가 열리는 날이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JY’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최정윤 셰프다. “이 시대의 맛과 멋을 즐기는 지성과 흥취를 두루 겸비한 풍류인들의 모임이에요. <동국세시기>를 보면 난로회는 음력 10월 숯불에 지핀 화로에 번철을 놓고 양념한 쇠고기와 여러 재료를 담아 구우면서 둘러앉아 먹던 풍속이었죠. ‘야연’ 등 여러 풍속화에도 그 풍경이 남아있어요. 실학자들은 고고하게 연구만 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고기 앞에 둘러앉아 인생 얘기도 하고,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그러다 좋은 아이디어가 불쑥 튀어나오기도 했죠. 김옥균의 갑신정변도 난로회에서 나왔다고 해요.”

그러니까 18세기 조선시대 최고의 지성인, 트렌드를 만드는 실학자들의 모임 ‘난로회’가 21세기 식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어요.” 주위를 둘러보니 한복, 드레스, 수트 차림의 사람들이 맥락 없이 뒤섞여 있다. 이날의 드레스 코드는 ‘자신이 가진 옷 중 가장 우아하고 멋있는 옷’이었다. 우아와 멋을 바라보는 방식이 이토록 다양하다고?

난로회의 처음 목표는 크게 세 가지였다. 한국 구이(K-BBQ) 문화 세계화, 우리 술 세계화, 농부(생산자 돕기) 돕기. 연구원 셰프인 최정윤 특유의 치밀함과 활활 타오르는 추진력은 저마다의 목표를 둔 난로회 회차를 꾸준히 진행했고, 각 주제에 맞는 업계의 실력자가 속속 따라붙었다. “불씨를 던졌을 뿐인데 불씨를 키워준 건 함께 해준 분들이죠.”

출처: https://www.gqkorea.co.kr/2022/12/10/몽탄부터-금돼지식당까지-이-곳의-고기가-특별한-이/